경북일보 따뜻한진료실 - 인공지능(AI) 치료사 (정신건강의학과 배경도과장) 컬럼 입니다.
의료진 칼럼 2017. 6. 23. 12:37 |
▲ 배경도 세명기독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IBM의 또 다른 인공지능 왓슨(Watson)은 의학의 암 치료 분야에서 놀라운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방대한 의학 논문과 자료를 분석해서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단 몇 초 만에 제시할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의 한계를 능가하는 의료적 의사결정 능력으로 인해서 왓슨을 도입하려는 병원들이 국내에서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왓슨의 진화가 거듭될수록 암 치료의 권위자들마저 자존심을 구긴 채 자신이 생각하는 진단과 치료법이 적절하고 합리적인지를 왓슨에게 물어보고 컨펌을 받아야 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이는 신탁(oracle)과 매우 흡사하다. 고대 사회에서 사제를 통해 신의 뜻을 묻고 중요한 결정을 내렸던 것처럼 의학 분야에서도 신적인 위치에 오른 인공지능이 어떤 처방을 내리면 인간 의료진들은 그 결정에 따라서 피동적으로 치료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다.
비단 신체의학만이 아니라 정신의학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치료사의 계발이 진행되고 있다. 남가주 대학의 연구팀이 만들어낸 엘리(Ellie)가 한 가지 예다. 엘리는 사람의 표정과 언어 패턴, 전반적인 신체의 움직임과 같은 막대한 데이터를 관찰하고 분석함으로써 우울증이나 불안증 등의 진단을 내릴 수 있다고 한다. 가령 우울한 사람에게서는 웃는 표정이 적고 목소리가 힘이 없는 것을 감지하고, 불안한 사람에게서는 불필요한 손동작이 많은 것을 알아차려서 그것으로 진단의 근거를 만들어간다. 단지 인간의 모습을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심리 상태를 더 파악하기 위해 환자가 느끼는 기분은 어떤지, 밤에 잠은 잘 자는지 등을 묻고 그 대답을 분석한다. 또 화면상의 캐릭터 치료사는 환자의 감정 상태에 따라 고개를 끄덕이거나 표정이나 목소리 톤을 바꾸기도 하는 등 제법 실제 치료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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