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심·뇌혈관 질환자 증가 발병 3~6시간이 치료 골든타임 전조증상 의심되면 병원가야

 이재일 세명기독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2015년 11월 13일 금요일 제18면

▲ 이재일 세명기독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응급의학과 의사에게 환절기는 심·뇌혈관 질환자가 많아지는 시련의 계절이다.

응급실로 전화가 걸려오고 다급한 목소리로 "우리 남편이 말이 어눌하고, 팔 다리를 못 움직여요. 어떻게 하면 되죠?" 이 경우 우리는 의식의 유무 확인 등 간결하게 통화하고 움직이기 어려울 경우 119도움을 받도록 조언한다. 그리고는 병원안의 뇌졸중 전담팀에게 비상호출 신호를 한다. 이때부터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로서 응급실을 찾는 뇌졸중환자분들을 진료하며 가장 아쉬운 부분이 시간이다. 몇 시간만 빨리 내원 했더라면 생명을 살릴 수도, 회복 후 생활의 질이 달라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짐(뇌출혈)으로써 그 부분의 뇌가 손상돼 나타나는 신경학적 증상이다. 뇌졸중은 심한 상황이 아니라면 의학의 발전으로 발병 3~6시간(골든타임) 안에는 치료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뇌혈관이 막히더라도 신경세포가 완전히 손상된 부위의 주변 조직 변화는 발병 6~8시간 이내에 다시 혈류가 증가하면 회복이 가능하다. 뇌졸중으로 진단되면 의사들은 막힌 뇌혈관을 뚫고 혈류를 늘리기 위해 혈전용해제를 정맥 내 또는 동맥 내로 투여하는 치료를 시작하고, 그 시작 시간은 치료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뇌졸중의 증상은 운동장애, 언어장애, 어지러움, 시각 장애, 감각 이상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지만 발생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뇌졸중 증상이라는 것을 모르고 "곧 좋아지겠지"라고 방심하거나, 손을 따거나 팔다리를 주무르고, 우황청심환을 먹는 등 잘못된 민간 요법을 하느라고 소중한 시간은 보내버리는 경우가 많다.

임상에서 뇌졸중 환자분들을 진료하다보면 그 증상의 다양함에 놀라는 경우도 있다. 특별한 경우를 소개하자면, 56세 남자환자분이 응급실을 방문해 오른쪽 손목에 국한된 저림과 손목을 굽히기 어렵다는 증상을 호소했다. 이 경우 대부분 '다음날 정형외과를 방문하세요' 라고 말씀드리지만 뇌졸중 전조 증상 가능성을 생각하고 MRI 촬영을 했다. 결과는 목 경동맥의 가지가 막혀있는 소견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오른쪽 편마비가 생겼고 바로 뇌졸중 전담팀의 응급시술을 받았으며, 귀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이처럼 뇌졸중 증상은 다양하다.

신체 한 쪽에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고 시야장애가 생기거나, 발음이 어둔해지고 갑자기 어지럽고 심한 두통이 생기면 뇌졸중을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뇌졸중 고위험군인 65세 이상,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방세동, 과거에 일과성 뇌허혈이나 뇌졸중이 있었던 사람에게 위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한다.

뇌졸중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조증상을 알고 빠른 시간에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할 경우 생활의 질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뇌졸중 후유증으로 남은 여생 누워서 보낼 것인가, 뇌졸중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 건강한 삶은 이어갈 것인가는 뇌졸중 초기 치료에 따라 결정 될 수도 있다는 점 꼭 기억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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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명기독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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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 앓이보다 누리기

   -명절 전후 스트레스 상담 늘어 대부분 40~50대 가정주부들 가족 모두 행복한 명절 만들어야

 

 

▲ 배경도 세명기독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70대의 김 모 할머니는 일 년에 몇 차례 심한 홍역을 치르신다. 설이나 추석

명절,집안 제사를 앞두고 있으면 수주일 전부터 가슴이 답답해지고 뭔가가

가슴을 짓누르는 느낌이 들면서 불안해지는 걸 경험한다. 이제는 제사며

집안 행사는 며느리들에게 넘겼기에 더 이상 본인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형편인데도매번 그 시기가 다가오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타나는 증상들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결혼 3년차인 30대 회사원 이 모씨는 아내와 사이가 좋은 편이지만 평소에는

건강에 아무 문제없는 아내가 명절만 다가오면 소화도 안 되고 잠을 못 자고 여기저기 몸이 아프다며 짜증을 내는 통에 서로가 감정 충돌로 이어져 다투게 된다.

 

한번은 "너는 왜 우리 집에만 오면 아프냐?"고 시댁 식구들 앞에서 면박을 주었다가

그 일 후로 한 달간 냉전을 겪어야 했다.

이 씨로서도 이제 명절이 다가오는 게 즐겁지만은 않다.

20대의 박 모양은 이번 추석에 회사 업무 핑계를 대고 시골집에 안 내려가기로 했다.

벌써 몇 년 째 명절마다 반복되는 "언제 시집갈 거냐?"는 친척들의 간섭도 싫고,

가봐야 특별히 재밌는 것도 없고 하루 종일 먹고 치우는 일만 거듭되는 연휴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반갑고 즐거워야 할 명절이 분명 어떤 이들에게는 부담과 고통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기업에서 명절기간 동안에 당직 근무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뉴스도 명절이 기피 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지만 위의 사례들처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명절에 심신의 증상을 겪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명절 연휴 동안 이뤄지는 민족의 대이동도 외국인들 눈에 신기한 현상이지만

이제 '명절증후군'은 외국인들도 알만큼 유명해진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이 되어 버렸다.

 

명절증후군은 일종의 정신신체증상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여러 해 동안

반복적으로 발생된 스트레스 사건에 대해 신체가 조건반응을 일으켜서 이제는

그 시기가 다가오기만 해도 불안과 긴장, 부담감, 그리고 다양한 신체화 증상들을

발현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실제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현장에서는 명절 전후로 해서 이런저런 스트레스로 인해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늘어나는데, 대부분은 40~50대의 가정주부들이다.

 

이 말은 우리네 명절이 여성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는 성차별적 요소가

내재돼 있는 사회적 관습이라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며, 사회의 발전에 따라 속히

개선이 이뤄져야할 사안이긴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

 

다행히도 최근에 명절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가정의례를 간소화하고

방문 체류 시간을 줄여서 비용경제적 효과를 가질 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부담을 줄여

주려고 하는 가정들도 늘고, 명절 연휴가 가족 여행의 기회로 활용되기도 한다.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단정 지을 수 없겠지만 중요한 것은 가족들 중 누구 한 사람도

고통 받지 않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그런 명절을 만들어 나가는 것일 거다.

시대의 변천을 따라서 명절을 맞아 우리의 생각과 태도를 조금만 바꾸어 그동안 힘들어도 많이 참아왔던 우리의 어머니나 부인, 며느리를 조금만 더 배려한다면 더 이상 명절을 '앓는' 것이 아니라 '누리는' 시간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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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종외계오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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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 감염 수칙

▲ 서완다 세명기독병원 호흡기내과 과장

 

우리 포항지역에도 지난 12일 한 고교 교사가 메르스 확진환자로 밝혀지며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는 것 같다. 병원은 평소보다 환자분들의 발길이 뜸해진 반면 병원전화는 메르스 관련 질문으로 불이 날 지경이다. SNS를 통해 메르스 관련 정보가 넘쳐나니 어떤 말을 믿어야할지 불안해지고 의료기관이나 의사를 통해 들어야 안심이 된다는 마음으로 병원이나 공공기관으로 전화를 하시는 것 같다.

병원에 오시는 환자분들이 가장 불안 해 하는 부분이 다른 지역에서처럼 '병원 갔다가 메르스 옮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다보니 저희 병원에서도 지난주에는 건강 검진 등 급하지 않은 부분에서 예약을 취소하시는 경우가 있었고, 특히 만성질환을 가지고 계신 환자분들은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질환 관리를 해야 하는데도 병원 방문을 꺼려하시는 분들도 있어서, 혹 메르스 감염을 피하려다 다른 병을 키울까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의사의 입장에서 어떻게 메르스 감염을 피해갈지 간략히 정리해 보겠다.

먼저 개인위생을 잘 지키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개인위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손 씻기다. 우리 손에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세균이 묻어 있다. 이 세균들은 손 씻기만 올바르게 해도 잘 씻겨 나산다. 그러나 대충 물만 묻혀서는 그 효과를 볼 수 없다. 손을 씻을 때에는 흐르는 깨끗한 물에 비누로 충분히 씻고, 비누가 없으면 알코올 손세정제를 사용하고, 손바닥과 손가락, 손등, 손톱 밑까지 꼼꼼히 씻어야 한다.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을 가급적 만지지 말고, 외출 후,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를 다녀온 뒤, 조리 전과 식사 전, 화장실 사용 후, 기침이나 재채기 후에는 꼭 손을 씻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사람의 몸은 세균에 대한 자체 저항력을 가지고 있어, 손을 제대로 씻기만 해도 감염성 질환의 70%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다음은 마스크 착용이다. 마스크는 자신과 타인을 위해 중요하다. 본인이 기침과 콧물, 발열 등의 감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꼭 착용을 해야 한다. 마스크가 없는 경우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기침을 해야 하고, 쓰고 난 휴지나 마스크를 버릴 때는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마스크는 용도에 따라 그 효과가 구분되는데, 일반 마스크의 경우 외부 공기 유입을 막는 데에는 무의미하여 외부로부터 바이러스 침입을 막지는 못한다. 다만 기침 시 자신의 침 등이 다른 사람에게 퍼지지 않도록 하는 용도로는 중요하다. 마스크를 선택 때 이 부분을 감안하는 것도 좋겠다.

다음으로는 평소의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메르스를 포함하여 모든 감염성 질환은 앞서 언급한 개인위생을 준수하고,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하고, 운동으로 스스로의 면역력을 키운다면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

마지막으로 이번 메르스 사태를 보며 이러한 감염질환에 대한 시민의식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싶다. 감염성질환은 정말 많다. 감염성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있어 보건복지부나 질병관리본부 등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악수를 하는 것도 별로 좋은 관습이 못 된다, 이번 기회에 사회에서 악수보다는 서로 공손한 절을 하면서 눈으로 인사를 나누는 분위가가 생긴다면 좋을 것 같다. 열이 나거나 기침 등의 증상이 있는 분들은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고, 특히 사람들이 밀집한 장소에 가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메르스가 지나가면 또 따른 메르스가 찾아 올 것이다. 우리는 기본에 충실하도록 하여 감염성질환에서 자신을 지켜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경북일보 기사 바로가기 http://www.kyongbuk.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927263 

 

Posted by 세명기독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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