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앓이보다 누리기

   -명절 전후 스트레스 상담 늘어 대부분 40~50대 가정주부들 가족 모두 행복한 명절 만들어야

 

 

▲ 배경도 세명기독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70대의 김 모 할머니는 일 년에 몇 차례 심한 홍역을 치르신다. 설이나 추석

명절,집안 제사를 앞두고 있으면 수주일 전부터 가슴이 답답해지고 뭔가가

가슴을 짓누르는 느낌이 들면서 불안해지는 걸 경험한다. 이제는 제사며

집안 행사는 며느리들에게 넘겼기에 더 이상 본인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형편인데도매번 그 시기가 다가오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타나는 증상들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결혼 3년차인 30대 회사원 이 모씨는 아내와 사이가 좋은 편이지만 평소에는

건강에 아무 문제없는 아내가 명절만 다가오면 소화도 안 되고 잠을 못 자고 여기저기 몸이 아프다며 짜증을 내는 통에 서로가 감정 충돌로 이어져 다투게 된다.

 

한번은 "너는 왜 우리 집에만 오면 아프냐?"고 시댁 식구들 앞에서 면박을 주었다가

그 일 후로 한 달간 냉전을 겪어야 했다.

이 씨로서도 이제 명절이 다가오는 게 즐겁지만은 않다.

20대의 박 모양은 이번 추석에 회사 업무 핑계를 대고 시골집에 안 내려가기로 했다.

벌써 몇 년 째 명절마다 반복되는 "언제 시집갈 거냐?"는 친척들의 간섭도 싫고,

가봐야 특별히 재밌는 것도 없고 하루 종일 먹고 치우는 일만 거듭되는 연휴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반갑고 즐거워야 할 명절이 분명 어떤 이들에게는 부담과 고통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기업에서 명절기간 동안에 당직 근무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뉴스도 명절이 기피 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지만 위의 사례들처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명절에 심신의 증상을 겪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명절 연휴 동안 이뤄지는 민족의 대이동도 외국인들 눈에 신기한 현상이지만

이제 '명절증후군'은 외국인들도 알만큼 유명해진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이 되어 버렸다.

 

명절증후군은 일종의 정신신체증상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여러 해 동안

반복적으로 발생된 스트레스 사건에 대해 신체가 조건반응을 일으켜서 이제는

그 시기가 다가오기만 해도 불안과 긴장, 부담감, 그리고 다양한 신체화 증상들을

발현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실제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현장에서는 명절 전후로 해서 이런저런 스트레스로 인해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늘어나는데, 대부분은 40~50대의 가정주부들이다.

 

이 말은 우리네 명절이 여성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는 성차별적 요소가

내재돼 있는 사회적 관습이라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며, 사회의 발전에 따라 속히

개선이 이뤄져야할 사안이긴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

 

다행히도 최근에 명절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가정의례를 간소화하고

방문 체류 시간을 줄여서 비용경제적 효과를 가질 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부담을 줄여

주려고 하는 가정들도 늘고, 명절 연휴가 가족 여행의 기회로 활용되기도 한다.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단정 지을 수 없겠지만 중요한 것은 가족들 중 누구 한 사람도

고통 받지 않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그런 명절을 만들어 나가는 것일 거다.

시대의 변천을 따라서 명절을 맞아 우리의 생각과 태도를 조금만 바꾸어 그동안 힘들어도 많이 참아왔던 우리의 어머니나 부인, 며느리를 조금만 더 배려한다면 더 이상 명절을 '앓는' 것이 아니라 '누리는' 시간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

 

 

 

 

기사보기: http://www.kyongbuk.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936790

Posted by 별종외계오동
:

메르스가 남긴 과제

중소병원 의료 수준 올리고 왜곡된 의료전달체계 고쳐야 응급실 과밀화 문제 풀린다

한동선 세명기독병원 병원장 경북일보 2015년 08월 20일 목요일 제19면

 

▲ 한동선 세명기독병원 병원장

메르스 사태는 우리 사회, 특히 의료계에 많은 과제를 남겼다. 세계에 내놓을만한 첨단 의료시설과 우수한 의료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외국 환자를 유치하는 의료관광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자랑하던 우리 의료계가 이번에 그만 민낯을 드러내고 말았다.

이번 메르스 확산의 첫번째 원인은 단연 응급실 문제일 것이다. 많은 메르스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발생했다는 것은 우리나라 응급실의 문제점을 확실히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미 병원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겠다고 선언하고 첫번째로 응급실의 구조개선에 나섰다. 응급실의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응급실을 넓히고 격리 칸막이를 잘 만들어 감염 확산 가능성을 줄인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넓은 공간과 좋은 시설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문제다. 환자가 몰리면 아무리 넓은 공간도 바로 좁은 공간이 되고 북적거리는 장소가 될 뿐이다. 입원 환자가 꽉 차서 병실 여유가 없는데, 환자들이 응급실에서 입원실이 비기를 며칠씩 기다리는 상황이 계속되면, 단순한 시설 개선으로는 응급실 과밀화 해결은 불가능하다.

이를 해결하려면 의료 전달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환자들이 조금만 아파도 유명 대형병원부터 찾는 의료 전달체계의 왜곡 현상을 손 보지 않고는 응급실 과밀화 문제는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1차, 2차, 3차 병원을 확실히 정하고, 꼭 필요한 환자들만 3차 병원을 이용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제도는 또 하나의 규제라는 항의만 들을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의료 전달체계의 확립을 위해서는 전국에 산재해 있는 중소병원의 수준을 올리는 일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돼야 한다. 중소병원의 수준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향상된다면, 환자들은 더 큰 병원에 가라고 해도 멀어서 불편하다면서 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소병원 수준을 대폭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의료시설은 도로나 항만, 경찰서, 소방서에 못지않은 지역 내 기초적인 기반시설이라는 점을 많은 분들이 인식해야 한다. 역내 의료기관이란 지역민들의 가장 기초적인 안전망에 속하기 때문이다. 의료시설의 존재 의의를 확실히 알고 그 인식을 바탕으로 역내 의료기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공공적인 성격의 대형 투자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해야만 하고 또한 지속적으로 해야만 한다. 지금과 같이 개별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금융권 차입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조금씩 투자하는 형태로는 획기적 발전이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공공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이 가장 좋겠지만, 이런 것들이 어렵다면 의료채권을 발행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기업체들을 통하는 방식도 있을 것이다. 주식 발행을 통한 투자 재원 마련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제도적으로 어렵다면 병원경영전문 주식회사를 통한 간접 투자도 가능할 수도 있다. 여하간에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지역민들이 의료기관의 중요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하고, 의료수준을 올림으로써 지역 내에 좋은 의료기관이 산재한다면 환자가 분산되면서 의료 전달체계도 저절로 바로 잡히게 될 것이고 가장 중요한 메르스 대책 중 하나가 완성될 것이다.
<ⓒ 경북일보 & kyongbuk.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동선 칼럼 > 테마가 있는 진료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돌연사에 대하여  (1) 2014.11.04
향긋한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0) 2014.10.30
Posted by 세명기독병원
:

 "제2회 콩이랑 팥이랑 가족캠프" 


우리 세명기독병원 '콩이랑 팥이랑 인공신장실'에서는 지난 8월8일 오후5시~7시까지 

10층 에셀나무홀 대강당에서 "제2회 콩이랑 팥이랑 가족캠프"를 개최했습니다.


작년에 이어 2회째 진행된 콩이랑 팥이랑 가족 캠프는 허인경과장의 인사말과 함께

시작하여 이승현과장의 투석에 대한 강의와 행운권추첨, 의사중창단 공연,

문신길 부원장 외 합동 연주,이지은 과장의 투석식이에 대한 강의로 진횅되었습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마련한 행운권도 추첨을 통해 나눠 드리고,9층 식당에서

투석식사 뷔페를 함께하며 마무리 했습니다.


우리병원 '콩이랑 팥이랑 인공신장실' 에서는 투석에 대한 이해도 높이고

환우 및 보호자들과의 관계형성에도 도움이 되고자 매년 환우님과 가족,

의료진이 함께하는 가족캠프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허인경과장 인사말허인경과장 인사말


이승현과장 투석강의이승현과장 투석강의


의사중창단 공연의사중창단 공연


행운권추첨행운권추첨



Posted by 별종외계오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