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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5.06.23 메르스 감염 예방수칙 1

메르스가 남긴 과제

중소병원 의료 수준 올리고 왜곡된 의료전달체계 고쳐야 응급실 과밀화 문제 풀린다

한동선 세명기독병원 병원장 경북일보 2015년 08월 20일 목요일 제19면

 

▲ 한동선 세명기독병원 병원장

메르스 사태는 우리 사회, 특히 의료계에 많은 과제를 남겼다. 세계에 내놓을만한 첨단 의료시설과 우수한 의료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외국 환자를 유치하는 의료관광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자랑하던 우리 의료계가 이번에 그만 민낯을 드러내고 말았다.

이번 메르스 확산의 첫번째 원인은 단연 응급실 문제일 것이다. 많은 메르스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발생했다는 것은 우리나라 응급실의 문제점을 확실히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미 병원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겠다고 선언하고 첫번째로 응급실의 구조개선에 나섰다. 응급실의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응급실을 넓히고 격리 칸막이를 잘 만들어 감염 확산 가능성을 줄인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넓은 공간과 좋은 시설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문제다. 환자가 몰리면 아무리 넓은 공간도 바로 좁은 공간이 되고 북적거리는 장소가 될 뿐이다. 입원 환자가 꽉 차서 병실 여유가 없는데, 환자들이 응급실에서 입원실이 비기를 며칠씩 기다리는 상황이 계속되면, 단순한 시설 개선으로는 응급실 과밀화 해결은 불가능하다.

이를 해결하려면 의료 전달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환자들이 조금만 아파도 유명 대형병원부터 찾는 의료 전달체계의 왜곡 현상을 손 보지 않고는 응급실 과밀화 문제는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1차, 2차, 3차 병원을 확실히 정하고, 꼭 필요한 환자들만 3차 병원을 이용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제도는 또 하나의 규제라는 항의만 들을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의료 전달체계의 확립을 위해서는 전국에 산재해 있는 중소병원의 수준을 올리는 일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돼야 한다. 중소병원의 수준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향상된다면, 환자들은 더 큰 병원에 가라고 해도 멀어서 불편하다면서 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소병원 수준을 대폭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의료시설은 도로나 항만, 경찰서, 소방서에 못지않은 지역 내 기초적인 기반시설이라는 점을 많은 분들이 인식해야 한다. 역내 의료기관이란 지역민들의 가장 기초적인 안전망에 속하기 때문이다. 의료시설의 존재 의의를 확실히 알고 그 인식을 바탕으로 역내 의료기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공공적인 성격의 대형 투자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해야만 하고 또한 지속적으로 해야만 한다. 지금과 같이 개별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금융권 차입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조금씩 투자하는 형태로는 획기적 발전이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공공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이 가장 좋겠지만, 이런 것들이 어렵다면 의료채권을 발행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기업체들을 통하는 방식도 있을 것이다. 주식 발행을 통한 투자 재원 마련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제도적으로 어렵다면 병원경영전문 주식회사를 통한 간접 투자도 가능할 수도 있다. 여하간에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지역민들이 의료기관의 중요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하고, 의료수준을 올림으로써 지역 내에 좋은 의료기관이 산재한다면 환자가 분산되면서 의료 전달체계도 저절로 바로 잡히게 될 것이고 가장 중요한 메르스 대책 중 하나가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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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명기독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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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 감염 수칙

▲ 서완다 세명기독병원 호흡기내과 과장

 

우리 포항지역에도 지난 12일 한 고교 교사가 메르스 확진환자로 밝혀지며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는 것 같다. 병원은 평소보다 환자분들의 발길이 뜸해진 반면 병원전화는 메르스 관련 질문으로 불이 날 지경이다. SNS를 통해 메르스 관련 정보가 넘쳐나니 어떤 말을 믿어야할지 불안해지고 의료기관이나 의사를 통해 들어야 안심이 된다는 마음으로 병원이나 공공기관으로 전화를 하시는 것 같다.

병원에 오시는 환자분들이 가장 불안 해 하는 부분이 다른 지역에서처럼 '병원 갔다가 메르스 옮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다보니 저희 병원에서도 지난주에는 건강 검진 등 급하지 않은 부분에서 예약을 취소하시는 경우가 있었고, 특히 만성질환을 가지고 계신 환자분들은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질환 관리를 해야 하는데도 병원 방문을 꺼려하시는 분들도 있어서, 혹 메르스 감염을 피하려다 다른 병을 키울까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의사의 입장에서 어떻게 메르스 감염을 피해갈지 간략히 정리해 보겠다.

먼저 개인위생을 잘 지키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개인위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손 씻기다. 우리 손에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세균이 묻어 있다. 이 세균들은 손 씻기만 올바르게 해도 잘 씻겨 나산다. 그러나 대충 물만 묻혀서는 그 효과를 볼 수 없다. 손을 씻을 때에는 흐르는 깨끗한 물에 비누로 충분히 씻고, 비누가 없으면 알코올 손세정제를 사용하고, 손바닥과 손가락, 손등, 손톱 밑까지 꼼꼼히 씻어야 한다.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을 가급적 만지지 말고, 외출 후,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를 다녀온 뒤, 조리 전과 식사 전, 화장실 사용 후, 기침이나 재채기 후에는 꼭 손을 씻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사람의 몸은 세균에 대한 자체 저항력을 가지고 있어, 손을 제대로 씻기만 해도 감염성 질환의 70%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다음은 마스크 착용이다. 마스크는 자신과 타인을 위해 중요하다. 본인이 기침과 콧물, 발열 등의 감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꼭 착용을 해야 한다. 마스크가 없는 경우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기침을 해야 하고, 쓰고 난 휴지나 마스크를 버릴 때는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마스크는 용도에 따라 그 효과가 구분되는데, 일반 마스크의 경우 외부 공기 유입을 막는 데에는 무의미하여 외부로부터 바이러스 침입을 막지는 못한다. 다만 기침 시 자신의 침 등이 다른 사람에게 퍼지지 않도록 하는 용도로는 중요하다. 마스크를 선택 때 이 부분을 감안하는 것도 좋겠다.

다음으로는 평소의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메르스를 포함하여 모든 감염성 질환은 앞서 언급한 개인위생을 준수하고,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하고, 운동으로 스스로의 면역력을 키운다면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

마지막으로 이번 메르스 사태를 보며 이러한 감염질환에 대한 시민의식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싶다. 감염성질환은 정말 많다. 감염성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있어 보건복지부나 질병관리본부 등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악수를 하는 것도 별로 좋은 관습이 못 된다, 이번 기회에 사회에서 악수보다는 서로 공손한 절을 하면서 눈으로 인사를 나누는 분위가가 생긴다면 좋을 것 같다. 열이 나거나 기침 등의 증상이 있는 분들은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고, 특히 사람들이 밀집한 장소에 가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메르스가 지나가면 또 따른 메르스가 찾아 올 것이다. 우리는 기본에 충실하도록 하여 감염성질환에서 자신을 지켜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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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명기독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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