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칼럼
경북일보컬럼-술 권하지 않는 송년회를 기대하며 - 배경도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별종외계오동
2015. 12. 18. 09:29
술 권하지 않는 송년회를 기대하며
강압적인 '술잔 돌리기' 치명적 건강 위험 초래 스스로 절제 노력 필요
배경도 세명기독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2015년 12월 17일 목요일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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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로 인한 위해성을 줄이고 바람직한 음주 습관을 갖기 위해서는 표준 잔(standard drink)의 개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소주, 맥주, 막걸리, 양주, 그리고 와인 등 갖가지 종류의 술에는 각각 고유의 술잔이 존재하는데, 이는 서로 모양이나 용량이 달라도 한 잔을 마셨을 때 비슷한 신체반응을 유도해낼 수 있게끔 대략 10g 정도의 알코올을 수용하도록 제작됐다. 어떤 술이든 각 술잔 1잔이 바로 1 표준 잔이라고 보면 되는데, 건강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바람직한 음주량은 남자의 경우에는 하루에 4 표준 잔 이내이며, 여자나 노인의 경우에는 3 표준 잔 이내이다. 그 이상의 음주량으로 술을 마실 경우 고위험 음주로 간주하는데, 고위험 음주를 반복하다보면 언젠가는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데 의의가 있다. 또한 개인의 주량을 결정하는데 있어서도 '소주 1병'이나 '맥주 2병'처럼 두리뭉실하게 계산하다보면 필요 이상으로 과음하게 될 소지가 많으므로, 차라리 주량을 '4 표준 잔' 같이 세밀한 단위로 계산해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주량만큼만 마시게 된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포항은 최근 수년간 매년 조사에서 전국적으로 손에 꼽히는 고위험 음주 지역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 지역에 어서 속히 바람직한 음주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술에 대한 개인의 절제 노력도 필요하지만, 강제로 술을 권하지 않고 술에 대한 상대방의 기호를 존중해 주는 건전한 사회적 분위기가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첨잔을 하면 안 된다는 우리의 음주 에티켓은, 상대방의 잔에 술이 남아 있으면 '더는 마시고 싶지 않다'는 신호로 받아들여 더 이상 술을 권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로 재해석돼 파급될 필요가 있다. 어느 때보다도 지금 12월 송년의 달에 간절히 요구되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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